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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내 손에서 부활!

by Junhyeok 2016. 7. 25.

 지난 겨울, 사촌 동생이 컴퓨터 고장났다고 노트북을 산 뒤, 나한테 이것저것 좀 봐달라고 해서 방문했다. 2009년 산이라 오래되기도 했지만 컴퓨터 관리가 워낙 안되서 랜섬웨어까지 걸린 상태. 노트북도 샀겠다 버릴 생각이라고 하길래 아까워서 싣고 왔다. (집에 PC 3대나 있는데 도대체 왜?) 한 6개월 정도 묵혀두고 있었는데 드디어 사용할 일이 생겼다. 어머니가 컴퓨터 학원을 다니게 되면서 집에서 연습할 PC가 필요해졌는데, 동생은 자기 PC 들고 나가있는 상태고, 한 대는 TV에 물려있고, 나머지 한 대는 내 컴퓨터라 부담스러워 하신다. 그래서 최대한 학원 PC와 가까운 상태로 세팅해봤다.

 처음 가져왔을 때 사양은 무려 775소켓의 펜티엄 E5300, DDR2 2GB, 하드디스크는 320GB, 내장그래픽, 모니터는 대략 21~2인치로 추정되는 물건이었다. 일단 집에 있던 키보드와 마우스를 주섬주섬 챙겨서 연결하고, 하드디스크는 놀고있던 500GB 짜리로 교체해서 윈도7을 설치해봤다. 역시나 사용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느렸다.

 메모리 부족으로 판단하고 중고로 2기가 메모리를 구매해서 추가했다. DDR4가 나온 마당에 DDR2라니... 가격은 1만원 남짓. 요즘 DDR3나 DDR4 메모리 가격을 생각하면 그렇게 싼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큰 돈 들이지 않고 체감 성능을 향상시켜주는 투자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분명 64비트 윈도를 설치했는데 사용가능한 메모리 용량은 3.25GB로 표시됐다. 검색해본 결과 G31 칩셋의 메인보드 바이오스가 오래되어서 발생하는 오류였다. 메인보드가 너무나 오래된 나머지 도스모드로 부팅해서 업데이트를 해야했다. 오랜만에 도스 명령어 사용해봤는데 낯설지가 않았다.....아재인건가...

 내장그래픽인 것도 마음에 안들어서 내 컴퓨터에 달려있던 그래픽 카드를 떼서 달아줬다. 내장그래픽이 차지하던 메모리도 윈도에 돌려주고, 출력단자가 D-SUB 밖에 없었는데 DVI로 출력이 가능해져서 좀더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게 되었다. 팬이 안달린 무소음이라서 좋았는데, 이제 이것도 구형이 되어서 최신 드라이버에서는 지원이 안되더라는... 내 컴퓨터에는 놀고 있던 좀 더 좋은 카드를 달아줬는데, 팬이 달려서 괜히 바꿨나 싶다.

 스피커는 남는게 없었는데, 부엌에서 라디오 겸 블루투스 스피커로 쓰던 녀석을 가져와서 달았다. 본체보다 비싼 스피커가 되겠다. 마우스도 굴러다니던 거지만 나름 비싸게 줬던 로지텍 G5.

 처음 컴퓨터 연결해드린 후, 불꽃 타자 연습 중인 어머니.  2~3일 정도 투자해서 그럭저럭 쓸만한 상태가 되어서 만족해하시고 계신다. 오늘 퇴근하고 들어와봤더니 한글로 엄청난 표와 그래프를 만들고 계셔서 깜놀했다는... 한 20만원 정도 들여서 좀더 좋은 사양에 SSD 넣어드리고 싶은데 내 욕심인거 같아서 이 정도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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