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파이어TV

 17일에 주문하고 눈이 빠지게 기다리던 아마존 파이어 TV가 26일 도착했다. 요즘은 해외배송도 일주일 안에 받은 적이 많고, 내가 구매한 사이트의 배송조회 시스템이 그다지 친절하지 않아서 기다림의 시간이 더욱 길게 느껴졌던 것 같다. 아마존에서 직접 구매한 것도 아니고 구매대행 성격의 업체를 이용한데다 $99 짜리 물건을 10,9000원에 사놓고 빠른 배송까지 원한 건 애초에 욕심이 너무 과했던건지도 모르겠다.

 박스는 별다른 특징이 없고 평범했다.

 단촐한 구성품. 파이어 TV 본체와 리모컨, 건전지, 어댑터, 간단한 메뉴얼이 전부다. 필수인 HDMI 케이블 정도는 넣어줄 법도 하지만... 가격을 생각한다면 불만을 가지지 말자.

 미국 제품이라 기본 어댑터는 110V용 플러그의 형태를 띄고 있다. 어댑터 자체는 프리볼트이므로 동네 철물점가서 500원짜리 변환 플러그를 사서 끼워주자.

 다른 기기와 크기 비교. 밑에는 TV 시청용 셋탑박스고 가운데가 파이어 TV, 위쪽은 USB 허브다. 헬로 TV 셋탑박스도 크기가 작은데 파이어 TV^[각주:1]는 훨씬 작다. 후면에는 전원, HDMI, 광출력, 이더넷, USB 포트가 하나씩 존재한다. 무선 인터넷을 지원하므로 깔끔하게 연결하고 싶다면 전원과 HDMI 케이블 두 가지만 연결해도 사용이 가능하다.

 최초 연결시, 나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물건이 벌써 최신 소프트웨어로 자동으로 업그레이드를 시작한다. 업그레이드가 끝나면 애니메이션으로 된 간단한 사용법 설명이 나오는데, 보기 싫어도 끝까지 보아야만 사용이 가능하다.

 다른 서비스는 필요없으므로 곧바로 Plex를 사용하기 위해서 앱을 설치했다. 아마존에 가입해서 신용카드 등록 후 $0.99 달러를 결제하면 된다. 안드로이드 기반이지만 구글 Play와 연동되지 않으므로 각각 구매를 해야되는데, 플렉스의 강력한 기능을 생각하면 아주 싼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몇 가지 설정만 잘해주면 대부분의 비디오는 서버에서 트랜스코딩없이 기기에서 다이렉트로 재생하고 오디오만 트랜스코딩 받아서 재생해준다. 돌비 디지털 플러스(DD+)를 지원한다는데, 플렉스로 직접 재생하면 소리가 나지 않는데, 다채널 스피커를 이용하는 등 사운드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구매 전에 정확히 확인해볼 필요가 있겠다.

플렉스를 이용한 비디오 재생 성능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PC처럼 완벽하지는 않다. 구간 이동시 약간의 딜레이가 있고, 자막 싱크가 어긋나는 등의 문제가 있어서 자막이 필요한 영상은 왠만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그냥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재생 자체가 불가능한 영상은 없었고, 대부분은 트랜스코딩 없이 다이렉트 재생이 가능하기에 합격점을 줄만하다.

 게다가 와이파이 연결상태에서 1080P 영상을 재생하는 동안에도 소비전력은 3~4W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은 놀라웠다. 파이어 TV를 완전히 끄기 위해서는 따로 전원을 끄는 버튼이 없고, 전원 케이블을 뽑도록 되어 있어서 의아했었는데, 소비전력을 측정해보니 이해가 되었다. 게다가 아무 작업없이 3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들어가기 때문에 전기요금 걱정은 접어둬도 되겠다.

단점

 국내에는 실시간 방송과 VOD 서비스가 결합되어 있어서 파이어 TV 같은 별도의 셋탑박스를 가지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없다시피하고, 미국의 서비스도 사용자가 별도의 설정을 통해서 지역 제한을 우회해야만 가능한 점은 치명적이라고 볼 수 있다. 내 경우는 매우 만족스럽게 사용하겠지만 시장에서 이런 유형의 사용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는게 문제점.

 그리고 리모컨에 볼륨 조절 버튼이 없는데, 항상 TV 리모컨과 파이어 TV 리모컨을 같이 사용해야된다는 점은 사소할 수도 있지만 분명히 불편사항이다. 블루투스 방식의 리모컨이라 TV 볼륨 조절을 하기가 어렵다면 파이어 TV 자체에 볼륨 조절 기능을 넣었으면 어떨까 싶다.

1. 가로, 세로 115mm, 높이 17.5mm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