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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책

감동보다는 공감, 제너레이션 킬

by Junhyeok 2012. 2. 9.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우리의 주적은 간부다'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원래는 '우리의 주적은 북한이다'[각주:1]라는 교육에서 나온 말인데, 실제로 병사들을 힘들게 하는 건 북한이 아니라 같이 생활하는 간부들이라는 체험에서 나온 농담일거다. 사병들의 이런 일상생활(?)을 아주 잘보여주는 밀리터리 드라마가 바로 『제너레이션 킬』이다. 이라크 침공 당시 미국 1 해병사단 1 수색대대를 따라간 롤링 스톤지의 종군기자 Evan Wright가 2004년에 발표한 동명의 책이 원작이고, HBO에서 드라마화하여 2008년에 방송했다.

조직도 & 등장인물 소개

밀리터리 물이라 등장인물도 많고 다들 비슷한 복장으로 다니므로 간단히 예습을 하고 보는게 좋을거 같아 정리해보았다.

  1 수색대대  
알파 중대
콜사인 '어쌔신'
브라보 중대
콜사인 '히트맨'
중대장 Craig Schwetje
 찰리 중대
델타 중대 
  2소대
이야기의 중심 소대

존재감 無

  3소대
'캡틴 아메리카' 소대

 2소대는 5대의 차량을 타고 다니는데, 차량마다 각각 4~5명씩 팀을 이루고 있다.

 1호차  Sergeant Brad Colbert - Iceman
 Evan Wright - Rolling Stone
 Corporal Josh Ray Person
 Team 1 Alpha 분대
 2호차    Team 1 Bravo 분대
 3호차  Sergeant Rudy Reyes  Team 2
 4호차  First Lieutenant Nathaniel Fick - Nate  
 5호차    Team 3

 이야기는 기자가 탔던 1호차 병사들을 중심으로 보여준다. '아이스맨' 브래드 콜버트 하사[각주:2]는 유능한 팀리더로 나오고 기자인 Evan Wright가 같은 차에 탔다. 소대장인 네이트 중위는 개념있는 장교로 나온다. 문제는 3소대장 '캡틴 아메리카'와 브라보 중대장. 중대장은 대대장의 지시사항을 소대장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도 않고, 자신이 지도를 잘못보고 엉뚱한 길로 가라고 명령을 내리고는 선두에 섰던 '아이스맨'에게 책임을 돌린다든지, 네이트 중위에게 자신들의 위치에 폭격요청을 하라고 했다가 중위가 거부하자 직접 무전을 하는데, 무전기 사용법을 제대로 몰라 엉뚱한 곳에 연락하는 식으로 책임감없고 무능력한 존재다. 3소대장은 대위면서도 수색중인 아군 앞에 불쑥 나타나고, 적에게 획득한 AK소총을 마구 쏴대서 아군을 헷갈리게 하는 등 문제만 일으킨다.

 3호차를 운전하는 Rudy Reyes라는 배우는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지만 실제로 1수색대대 소속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독특한 경우라 표에 넣었다. 실제로 98년부터 2005년까지 해병대에서 복무했고, 그 후에는 트레이너, 배우 등을 하면서 책도 내었다.

감동보다는 공감

 심각해지거나 무거운 분위기로만 가기 쉬운 밀리터리물이지만 '제너레이션 킬'은 색다른 맛을 가지고 있다. '밴드 오브 브라더스'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같은 전쟁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는 감동을 주려고 하는게 보통이다. 하지만 제너레이션 킬은 아주 사소한 일 가지고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상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말도 안되는 일을 시키면서 정작 자신의 할 일은 제대로 못하며, 직접 임무수행을 하지도 않으면서 장비는 최고급으로 다 갖추고 있는 얄미운 간부에 대한 기억, 정말 쓸데없는 짓이거나 잘못된 일인걸 알지만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일했던 경험 등등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해주면서 군필자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상황들을 자주 보여준다. 드라마를 보면서 '옛날에 XX도 저랬는데'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것이다.

 꽉 짜여진 이야기보다 깨알같은 재미를 원한다면 제너레이션 킬을 추천한다.

  1. 요즘은 이 표현에 대한 논란이 많지만 내가 현역이었을때는 진리였음 [본문으로]
  2. sergeant. 우리나라 군과 계급체계가 달라서 정확히 하사는 아니지만 자막에서는 보통 하사로 처리되어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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