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아마도 내가 살면서 최초로, 자발적으로 보러 간 영화인거 같다. 그것도 무려 개봉일 오전에 말이다. 그 이유가 영화자체에 대한 기대라기보다 최근 나의 심경 변화 탓인거 같긴 하지만 말이다. 아무튼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관람을 위해서 며칠 전에 '다크 나이트'부터 먼저 한 번 다시 봐주고, 올레클럽 별포인트를 이용해서 CGV 센텀시티점에 예매를 했다. 얼마 전에 집전화와 인터넷을 내 명의로 옮기면서 올레클럽 최고 등급인 슈퍼스타가 되었기 때문에 별포인트만으로 결제했다. (KT에서는 영화 무료예매 혜택이라고 말하지만 별 6500개 차감이 되는데 어떻게 생각해야 무료가 되는걸까?) 처음에는 여유있게 한 시 영화를 볼려고 예매했으나 곧 여유가 너무 넘친다는 것을 깨닫고 10시 40분으로 급하게 변경한 뒤 후다닥 뛰어나갔으나 30분 전에 도착해버리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은 유명세에 비해서 의외로 젊고 경력이 길지 않지만 하나같이 작품평이 좋은 편이다. 배트맨 비긴즈로 시작한 배트맨 시리즈나 인셉션, 메멘토가 대표작. 완성도 높은 영화의 비밀이 뭘까 생각해봤는데 긴 러닝타임이 비결이 아닐까한다. 이번 다크 나이트 라이즈만 해도 세 시간에 가까운 164분의 러닝 타임을 자랑하고 있는데, 물론 중간에 많은 사람들이 화장실을 다녀오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지만 충분히 감내할만큼 재미있는 영화였다. 좋은 소재를 가지고도 용두사미식으로 급하게 마무리 지어버리거나 (최근 기억나는 작품으로는 인 타임) 볼거리에만 치중하고 이야기는 없는 영화도 많은 반면에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치밀하고도 꽉 짜여진 이야기와 볼거리가 균형을 잘 이루고 있다. 물론 좀 뻔해보이는 반전과 어디선가 본 듯한 전개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것들을 한번 더 엮어내어 복선 같은 장치로 활용하거나 몇 개였는지 세기도 힘들만큼 많은 반전을 넣어서 관객의 뇌를 지치게해 뻔한 것을 뻔하지 않게 보이도록 포장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1
아 그리고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기 전에 꼭 배트맨 비긴즈를 복습하고 가길 추천한다.
- 이번 영화에는 인셉션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몇 명 눈에 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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