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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신고, 사용기, 팁과 강좌/DJI 드론 팬텀

팬텀4 어드밴스 첫 번째 추락

by Junhyeok 2018. 3. 12.

 2018년 3월10일 토요일, 평소처럼 축구하러 갔다가 쉬는 시간에 드론을 띄워서 동영상 촬영을 시작했다. 양 팀 모두 전직 축구 선수, 일명 선출들이 많아서 재밌는 경기가 기대되었기 때문에 전날부터 부지런히 카메라와 드론 배터리들 충전하고 메모리 카드 챙겨놓을 정도. 

 그런데 들뜬 마음 때문인지, 평소에 자주 드론을 날리던 운동장이 아니어서인지, 아니면 이제 드론 비행에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촬영을 시작한지 몇 분되지 않아서 드론을 추락시키고 말았다. 가까운 쪽 사이드에서 반대편 사이드로 날리면서 카메라는 운동장을 향한 상태였는데, 나무에 걸려서 추락한 것이다. 후방에만 센서가 없는 팬텀4 어드밴스의 약점이 치명적으로 작용한 순간이었다.

 추락하면서 담장 바깥으로 떨어진 것인지 안쪽으로 떨어진 것인지 제대로 확인이 되지 않았다. 만약 바깥쪽이면 옆의 교육청 부지와 지면 높낮이가 달라서 더 많이 부숴졌을거고 주으러 가기도 힘든 지역이었다. 겉으로는 평온했지만 초조한 마음으로 서둘러 추락지점으로 달려갔다.

 추락 지점 가까이 가면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드론이 보이지 않았다. 완전히 근처에 가서야 드론을 찾을 수 있었는데, 천만다행이라고 해야되나, 사이드 라인에 있던 축구 골대의 윗 그물에 드론이 걸려있었다. 생각지도 못한 전개와 행운이었는데, 물론 나무에 걸리면서 프로펠러 두 개는 부러졌고, 짐벌이 살짝 기울어진게 뭔가 안쪽에 틀어진 것 같았지만 그 외에는 이상이 없어보였다.


프로펠러 부러진 건 어차피 여분이 있으니 조금도 신경쓰이지 않았다.

원래는 고무로 된 부분이 안쪽에 자리잡아서 거의 보이지 않아야 한다. 수리를 어떻게 해야될까 고민을 많이했는데, 지난 번 팬텀4 메모리 슬롯 고장 때의 경험으로는 어차피 국내 서비스 센터에서는 제대로 보지도 않고 중국 보내서 한참 걸릴거라는 불신이 생긴데다, 다음 날 바로 다시 날리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해서 직접 뜯어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분해를 위해서는 매우 작은 육각렌치 등이 필요한데, 적절한 공구가 집에 없다는 문제가 있긴했다. 

 고민을 좀 하다가 자세히 보니 왠지 안경용 일자 드라이버를 사용하면 풀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도해봤더니 성공했다!

 짐벌은 금속판이 고리형으로 생긴 고무로된 완충 부품을 통해서 연결이 되어있었다. 충격으로 금속판이 틀어지면서 한쪽 모리 팔이 엇갈리면서 틀어져있었는데, 분해 및 재조립으로 간단하게 다시 원상태로 돌릴 수 있었다.

 일요일에 다시 날려보니 별 이상없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한 번 추락시키고나니 조종하는데 엄청 조심스러워지면서 내가 뛰는걸 촬영하기 위해서 다른 사람에게 맡기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좀 지나면 또 이런 생각도 희미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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