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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책

『조지 오웰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이한중

by Junhyeok 2011.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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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을 어떻게 써야하나 다소 난감했다. 그냥 '나는 왜 쓰는가'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조지 오웰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남긴 글들을 옮긴이가 선별하여 묶어낸 것이고, '나는 왜 쓰는가'는 그런 에세이들 중 하나의 제목이기 때문에 그냥 '나는 왜 쓰는가'라고 하는 것은 왠지 맞지 않는거 같다.

조지 오웰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다. 좀더 어렸을 때는 이런 류의 질문, 가령 '가장 감명깊게 본 영화는?',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같은 질문들이 유치하게 느껴졌고, 그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가지고 있다는게 스스로를 규정지어 자신을 속박하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나는 아직 어리고 나는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존재'라는 느낌이 좋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오히려 그런 생각에 발목 잡혀 '무엇도 선택하지 못하고 무엇도 되지 못한 존재'가 되버렸다는 생각에, 사소한 질문에라도 답을 만들어두고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고 알리고 싶은 기분인 것이다.

아무튼 조지 오웰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다. 처음에는 그의 대표작 『동물농장』이나 『1984』같은 소설에서의 절묘한 풍자가 좋았고, 그의 꼼꼼한 묘사도 좋았다.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문학작품에 녹여내는 능력도 굉장하다. 그리고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어보았다. 군인도 아닌 작가가, 조국과는 관련없는 다른 나라의 내전에 단지 자신의 정치적 신념만을 따라 참전하다니! 개인적인 삶의 궤적도 뭔가 마음에 든다. 명문 이튼 고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식민지 버마에서 경찰 간부로 일을 하고, 양심에 따라 그만 둔 뒤에는 하층 계급의 삶을 살아간다....

그런데 조지 오웰의 저작 중에 내가 읽어본 것은 위 3권이 전부였다. 내가 한창 관심을 가지고 있던 몇년 전에는 아쉽게도 저 3권 정도밖에 번역된게 없었다. 내가 집요하게 찾아본 것이 아니라 다른 책들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최근들어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숨 쉬러 나가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이 책은 2003년에 번역되어 있었군...) 등등이 번역되서 나오고 있다. 조만간에 구매해서 읽어볼 계획.

다시 원래 이야기 하던 『조지 오웰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로 돌아오자. 29개의 에세이가 실려있고 그 중에서 20개를 읽은 상태다. 조지 오웰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들도 있고, 정치적인 신념을 표현한 글도 있고, 사회 비평도 있어서 매우 다양한 성격의 글들이 실려있는데, 아무래도 자전적인 글들이 가장 쉽게 읽히고 뭔가 공감이 잘 되고 있다. 다른 글들은 시대적 상황이나 정치 이념에 대한 배경 지식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방 읽히지는 않는다. 아무튼 29개 중 특별히 인상적인 몇몇 에세이는 독립적인 포스팅으로 따로 내용을 소개하는 글을 써볼까 한다. 원래 서평이랍시고 글 쓰면서 항상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다루지 않고 그냥 '좋았다', '별로다' 정도로만 무성의고 무의미한 글을 써왔는데 그러다보니 글솜씨에 별로 발전이 없는듯해서...난 글재주란 전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때까지는, 열심히 써보려고 노력이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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