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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관전평

라리가 4라운드 : 자비가 없는 바르셀로나

by Junhyeok 2011. 9. 19.

느지막이 주말에 있었던 라리가 4라운드[각주:1] 바르셀로나와 오사수나와의 경기를 관전했다. 두 팀 모두 리그에서 1승 1무를 기록하고 있던 가운데 바르셀로나의 홈인 캄프 누에서 벌어진 경기. 선발 라인업 상에서는 평범한 4-3-3으로 표시되고 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마스체라노-푸욜-아비달이 3백을 서고 알베스는 오른쪽 윙포워드로 경기를 풀어갔다. 부스케츠가 수비형 미드필더, 사비와 티아고가 미드필더를 구성했고 비야가 왼쪽 윙포워드, 메시와 파브레가스는 미드필더와 포워드를 오가는 자유로운 역할.

지난 레알 소시에다드와의 경기에서 산체스와 이니에스타가 부상을 당해서 관중석에서 경기를 관전하는 가운데 두 선수의 공백따위는 문제없다는 듯이 바르셀로나가 시작 5분만에 터진 메시의 골을 시작으로 전반전에만 5골을 넣으며 8:0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시작 전에는 이렇게 친한척하더니...

오사수나는 보통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들이 경기내내 수비라인을 끌어내리고 두 겹의 수비라인을 형성하면서 역습을 노리는 것과는 달리 전방부터 적극적인 압박을 하면서 공을 가졌을때는 적극적으로 공격숫자를 늘리며 경기를 진행했지만 현격한 개인기량의 차이로 이렇다할 기회조차 몇 차례 만들지 못하고 오히려 역습만 허용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그 와중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뛰던 선수들이 안쓰러울 정도. 스코어가 조금만 덜 벌어졌다면 장렬하게 전사했다고 표현해주고 싶은데 현실은 투우장의 소처럼 무의미한 저항만 하다가 쓰러져버린 꼴이 되고 말았다.

8골을 성공시키는 와중에 드러난 바르셀로나 공격 패턴의 변화를 꼽아보자면 메시와 파브레가스의 환상적인 호흡. 지난 시즌에 유난히 실수가 많아 보이던 알베스의 세밀한 플레이에서 정확성 향상도 눈에 띄었지만 절실한 영입은 아니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파브레가스의 가세가 생각보다 공격진에 큰 힘을 실어주는 듯한 느낌이다. 공만 잡으면 혼자서 슈팅으로 마무리지으려는 경향이 강한 비야나, 움직임은 좋지만 패스는 왠지 뻔해보이는 페드로와 달리 메시와 파브레가스는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수비수가 예측하기 어려운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골과 어시스트를 주고 받고 있다.

게다가 수비진에서도 푸욜이 돌아오면서 센터백으로는 투쟁심이 떨어져보이던 부스케츠가 제 위치로 돌아가게 되면서 안정감도 커진 상태. PSV에서 이적해와 최근 교체로 자주 투입되고 있는 아펠라이의 움직임이 다소 좋지 않은 것은 흠이다. 현재까지의 모습만 봐서는 흘렙처럼 임대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1. 1라운드는 파업이 있었던 관계로 19-21라운드 사이로, 20라운드는 36-37라운드 사이로 미뤄졌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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