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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관전평

커뮤니티 실드 경기를 보고

by Junhyeok 2011. 8. 9.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간의 커뮤니티 실드 경기가 며칠 전에 끝났다. 한국시간으로 괜찮은 시간에 경기가 시작되어서 전반전을 보다가, 유기자 호출로 게임한다고 후반전은 다음 날 보았다. 전반전에 두 골을 먼저 내준 팀이 후반전에 3골을 내리넣는 - 더구나 마지막 골은 추가시간에! - 역전극이 펼쳐지면서 재밌게 보았다. 그럼 몇몇 선수들에 대한 평가를 해보자.

나니

내가 보기엔 실력에 비해 저평가된 선수 중 한명이다. 얼마전까지는 다소 미완성된 선수라는 느낌도 있었지만 외모도 한 몫하지 않았을까? 욕심이 다소 과한 면이 있어서 본인이 직접 상황을 해결, 혹은 마무리 지으려는 성향이 좀 강하긴 하지만 굉장히 민첩하고 스피드가 좋다. 그런 민첩성을 이용해서 골 장면 외에도 여러차례 맨시티의 센터백인 콤파니와 레스콧을 선수가 아닌 일반인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이렇게 1:1 상황에서 상대 수비를 무너트리는 선수가 없다면 제아무리 패스를 잘하고 센스있는 미드필더가 있어도 무용지물. 댓글을 보면 축구지능이 떨어진다라는 소리까지도 나왔었는데, 이번에 2:1 패스를 주고 받는거 보니까 좁은 지역에서의 부분 전술에 있어서 만큼은 수준급인듯. 이번 시즌에는 루니가 나니에게 짜증내는 장면들이 덜 나오지 않을까 생각된다.
수비 능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있었는데 이번 경기만을 두고 보자면 전방에서의 압박은 물론이고 수비지역까지 내려와서 성실하게 수비에 가담했고, 단순히 자리를 지키는게 아니라 적극적인 몸싸움과 태클로 상대편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데 헤아
비록 2실점 하기는 했지만 운이 다소 없었다고 본다. 실점 장면을 복기해보자면 레스콧의 헤딩슛은 맨시티의 세트 피스 플레이가 완벽했으므로 어쩔 수 없었다. 퍼디난드와 비디치가 레스콧을 둘러싸고도 별다른 방해를 못한게 가장 큰 실점 원인이라고 본다. 그리고 제코에게 허용한 중거리슛을 두고 말이 많은데, 제코의 슛이 워낙 좋았다. 이 역시 1차적으로는 편안한 상태로 슈팅을 하게 내버려둔 수비진의 잘못이고, 데 헤아의 반응속도가 늦었던 것이 2차적인 잘못이다. 그런데 제코의 슛을 다시 보면 알겠지만 거리가 다소 멀긴 했지만 골대에 도달하기까지 거의 1회전도 이루어지지 않은 무회전 슛이었다. 무회전 슛은 공이 날아가는 도중에 흔들거리면서 코스가 미세하게 변하는게 특징이고, 골키퍼의 입장에서는 공의 코스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제코의 슛도 처음에는 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듯하다가 갑자기 옆으로 휘었기때문에 다이빙이 늦을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스몰링
팀의 사정상 센터백이 아닌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했는데 수준 이하의 경기력이었다. 키가 큰 선수들은 둔하다는 편견에 딱 들어맞는 플레이를 보여주었다. 앞으로 왠만하면 풀백으로의 출전은 없을 듯하다. 자신에게 온 패스를 여러 차례 놓쳤으며, 기껏 오버래핑 가서는 나니의 플레이를 제대로 받쳐주지도 못하고 직접 돌파하는 장면도 연출하지 못했다. 후반 막판 맨시티 수비진의 조직력이 흐트러졌을 때 쯤에야 괜찮은 플레이가 몇 번 나온 정도.

야야 투레
야야 투레는 바르샤에 있을때 좋아하던 선수인데, 맨시티에서는 한칸 더 공격적인 포지션으로 옮긴 듯.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의 플레이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몸도 다소 둔해보였고 공격적인 재능은 크게 보이지 않았는데 감독이 왜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했는지 의문스러웠을 정도.


마이카 리차즈
맨시티 수비진에서 가장 좋아하는 선수다. 맨시티의 차두리 같은 선수라고 할까? 일단 체격 자체가 상당히 좋고, 그에 걸맞게 스피드와 파워도 대단히 좋다. 이번 경기에서도 맨유의 애슐리 영과 여러 차례 1:1 로 대치하는 상황이 있었는데 마이카 리차즈의 완승. 괜히 잉글랜드 대표팀에 뽑힌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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