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적인 웹하드? 콘팅

  얼마전 저작권법 개정 문제로 인터넷 공간이 한동안 떠들석했었다. 요즘처럼 컴퓨터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세대의 대부분은 불법복제라는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할것이니 반발이 심한 것은 당연한 현상이었다. 한동안 유행하던 P2P 프로그램들에다 요즘은 웹하드^[각주:1]업체들까지 난립하니 제도적으로 범법자들을 만들어내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이용자들에 대한 단속만 강화한다는 발상-상투적 표현을 빌자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하고싶다-에는 불법 다운로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없어보였다.

  근래들어서는 그나마 변화가 있었는데 몇몇 웹하드 업체에서는 (저작권 문제에 매우 민감한) 음원 파일의 경우에는 아예 업로드를 막는다던지, 일부 영화의 경우는 저작권자와 협의해 수익을 나눠갖는 구조로 합법적 다운로드의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그래도 여전히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TV 방송에 대한 보호는 주기적 삭제 외에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다고 봐야겠는데 이번에 TV 방송을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가 생겼다. 이름하여 '콘팅'

  웹서핑중에 우연히 보고 사이트에 가봤는데 마침 2일간 무료체험을 할 수 있는 이벤트가 있어서 가입하고 약간 둘러보았다. 가입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서비스는 자체적으로 회원을 받는게 아니라 방송 3사의 홈페이지에 가입했다면 그 아이디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다. 즉 하나처럼 보이는 사이트에 3개의 아이디가 존재하는 셈이다. 방문해보면 알겠지만 어느 방송사를 통해서 들어가더라도 로고를 제외한 사이트 구조나 이용방법은 똑같으며 모든 방송사의 콘텐츠를 다 이용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 요금이나 방법등은 여타 웹하드 업체들과 대동소이하다. 이들과 다른 장점이라면 같은 자료가 중복으로 올라오지 않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회차별로 쉽게 검색이 가능하다는 점.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과 다운로드 받은 파일에 대한 별다른 제한이 없는 DRM Free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단점을 들자면 다운로드 받은 동영상의 화질. 프로그램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화질을 초당 전송률로 표현하는데 500K 부터 2M까지 다양한 화질이 있다. 그런데 최고화질인 2M으로 다운로드 받아본 결과 해상도는 852X480, SD 정도에 불과하다. Full HD 영상에 익숙해진 나의 눈높이를 만족시켜주기엔 다소 부족한 화질. 그래도 일단 합법적인 서비스가 시작되었다는게 중요하고 화질 문제는 개선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쉽게 나아질 수 있는 문제니까 조만간 나아진다는 전제하에서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범법자들을 양산해내는 웹하드 업체들에 비해서 TV 프로그램으로 콘텐츠가 제한되었다는 한계가 있지만 제대로 홍보만 된다면 아마도 불법 다운로드 문제 해결에 큰 전환점이 되는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1. 원래는 자신의 자료를 웹상에 업로드 해두고 어디서나 다운받을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이지만 요즘은 다른 사람들이 올려놓은 자료까지 손쉽게 검색을 통해서 받을 수 있는-거기에 자신이 업로드한 자료를 다른 사람이 받아가면 수익도 올릴 수 있게 해놨다!-불법 다운로드의 온상이라는게 뻔히 보이는 서비스로 변해버렸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