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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책

헬스의 거짓말-지나 콜라타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2. 19.
 지난 주에 오랜만에 서점에 들려서 책을 둘러보았다. 서점에 직접가면 온라인으로 사는 것보다 비싸다는 걸 알면서도 책이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때 바로바로 읽어야 한다면서 그냥 계산해버리곤 했는데, 이번에는 용케도 참고 제목을 적어와서 알라딘을 이용했다. 사실은 동생이 쌓아놓은 적립금이 꽤모여서, 내가 체감하게 되는 할인율이 엄청났기 때문에 그랬지 아니었으면 또 바로 사왔을거다.

헬스의 거짓말 - 6점
지나 콜라타 지음, 김은영 옮김/사이언스북스

  저자는 의료 · 과학기자로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기자라는 직업을 이용해서 미국에서 유행하는 각종 운동법이나 속설 등에 대해서 여러 학자들, 트레이너들과 만나면서 그 중에 어떤 것이 과학이고, 어떤 것이 마케팅인지에 관해서 알려주고 있다. 사실은 읽어보다가 느낀건데 이번에도 부제나, 소제목에 약간 속았다는 느낌이다. 서점에서 몇 페이지 읽어보긴 했지만,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개인적인 경험 이야기-특히 우리나라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스피닝(고정 자전거 타기) 이야기는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가 많았고, 19세기나 20세기의 사람들이 운동에 대해 가졌던 인식, 미국의 피트니스 산업사, 운동선수들의 전설적 훈련법 같은 이야기는 약간 흥미있긴 했지만 내가 기대했던 내용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새로운 알게된 정보도 많았다. 그 중에 일부는 내가 다른 매체, 머슬&피트니스 같은 잡지를 통해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상식처럼 여겼던 부분도 있었는데, 예를 들자면 제4장 피트니스 산업이 조작해 낸 유행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저강도 운동으로 지방을 연소시켜야 한다." -는 주장의 명백한 오류들에서 나온 최대 심박수 차트에 대해서 알려준다. 이 공식(최대심박수=220-나이)은 심장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험하다가 우연히 발견된 결과가 뜻하지 않게 마케팅에 이용되면서 굳어진 경우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별로 정확하지도 않고, 알맞은 운동량을 정해주지도 못한다는 사실은 심박수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으면서 운동하는 나에게도 다소 충격적이었다. (내가 운동하는 피트니스 센터에 그 차트가 걸려있어서 그런가?)

 크게는 책 전반에 흐르는 메시지-운동의 효과라는게 과학적으로 입증하기 대단히 힘들다는 현실과 그것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피트니스 산업에 대한 폭로 -가 마음에 들었다. 엉터리 이론으로 사람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는 면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폴 크루그먼 교수의 '경제학의 향연'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책을 읽고 나서 아쉬운 점이라면 올바른 운동법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는 것이다. 하긴 책의 내용이 운동의 효과라는게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는 말을 하고 있으면서 이것이 진짜 운동이다라고 말하는게 우스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진실은 언제나 복잡모호하고, 사람들은 간단명료한 것을 좋아한다. 그러니까 맨날 정치인, 상인들에게 속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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