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드라마, 책

밖에서 본 한국史 VS 한단고기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4. 28.

' 민족주의의 지나친 발현이 아닐까?' - 한단고기

  극단적으로 다른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역사를 서술한 두 책이다. 먼저 접했던 책은 『한단고기』. 군대에 있던 시절, 가끔 부대에서 외부강사를 초청해 여러가지 강의(?)를 듣곤 했는데 그 중에 한 사람이 이 책의 관점에서 역사를 연구하는 모임의 회원이었다. 당시에 좀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들긴했는데, 호기심에서 전역후에 사서 읽어봤었다.

  핵심적인 주장은 우리민족이 세웠던 국가의 역사가 1만년은 되었고, 그 활동범위도 만주정도가 아니라 몽골지역에 이를 정도였다는 것이다. 과격하게 표현하자면, 이토록 찬란한 역사를 가진 민족이 지금은 손바닥만한 반도 구석에 찌그러져 있는 상황에 못마땅해하는 인식이 느껴진다고 할까 그런 느낌이다.

  북쪽에 앞선 기술을 가진 민족이 남쪽으로 이동하면서 기술을 전파하고 국가를 건설하면서 지배층을 이루었다 정도가 좀더 일반적인 해석이라고 볼 수 있다. 고구려나 백제의 건국신화를 보면 이런 과정이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신라는? 뜬금없이 알에서 사람이 나와서 왕이 되었다고 한다. 알이 외부인을 상징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후의 신라발전과정을 보자면 고구려나 백제에 비해서 현격히 느리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지역에 살고있던 독자적인 세력이라고 보는게 합당하지 않을까?

'내가 원하던 시각에서 국사를 서술해준 책' - 밖에서 본 한국사

  『밖에서 본 한국史』는  흔히 삼국통일이라고 부르는 과정에 대해서 신라의 팽창이라는 색다른 해석을 제시한다. 나는 이게 좀더 현실적인 설명이라고 생각한다. 신라는 고구려의 영토나 유민 어느 쪽도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 이것을 두고 3국 통일이라고 부르면서 뒤이어 일어난 고구려를 계승했다는 발해마저 우리역사라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 아닐까? 같은 민족이라면서 의사소통도 자유롭지 않았다는 것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국사라는 틀은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기에는 시야를 제한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는 것 같다. 현대사에는 일본, 미국, 러시아 같은 외부 세력을 빼고는 이야기를 할 수 없어서인지 세계화라는 넓은 시각에서의 해석이 강조된다. 그런데 고대나 중세 시기에 대해서 이야기 할 때는 지나치게 우리의 입장에서만 이야기하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는듯하다. 이 책은 그런 한계를 벗어나서 외부의 상황과 우리 역사를 연계해 서술하고 있다.

  이책은 '김기협의 역사 에세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일일이 사료의 출처를 밝혀가며 엄격하게 쓰여진 책은 아니다. 어떤 면으로는 저자의 상상이나 추측에 너무 의존해서 쓴게 아닌가하는 부분도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우리역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주는 이 책의 가치를 가리지는 못하는 것 같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