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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관전평

라리가 18라운드 에스파뇰 VS 바르셀로나 : 메시가 변했다

by Junhyeok 2012. 1. 11.

 모두가 인정하는 세계 최고의 팀이라는 바르셀로나가 리그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오늘 새벽 리오넬 메시는 3년 연속 발롱도르를 수상했고, 이에 앞서 퍼거슨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바르사가 최강팀이라는 발언도 했다지만 리그 성적은 11승 5무 1패로 레알 마드리드에게 승점 5점을 뒤지고 있다.

 홈에서는 8승1무 39득점 0실점이라는 완벽한 성적이지만, 원정에서는 3승4무1패로 부진한 편인데 아직까지 여기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분석이 눈에 보이지 않았다. 3백 전술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지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원정에서 레알 마드리드에게 3:1로 이길 때도 사용했던 전술이므로 그런 지적은 설득력이 없어보인다.

무늬만 4백인 바르셀로나

 문제의 핵심은 의외의 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리오넬 메시'가 원인이다. 메시는 굉장히 영리하게 축구를 한다. 포메이션 상으로는 포워드이지만 대개 압박을 피해서 미드필드 진영으로 내려오거나 좌우측면으로 빠져서 돌아다니다가 상대가 빈틈을 보이는 순간 드리블이나 패스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 수비수와 순수한 주력 대결을 한다거나 몸싸움을 하면서 힘을 빼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권투 선수에 비유하자면 카운터 펀치를 주무기로 하는 아웃복서라고 할까? 반면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양민학살용'이라는 오명도 있지만 피지컬에서 상대 선수를 압도하면서 시원시원한 플레이를 보여주므로 메시보다 더 좋아하는 팬들이 있는 것 같다.

 아무튼 최근 메시의 플레이를 보면 활동량이 현저히 줄어들었으며, 열심히 뛰지 않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된다. 이 날 경기에서도 오프 사이드 위치에 있으면서도 빨리 빠져나오지 않는 등 서있거나 걸어다니는 모습이 눈에 많이 띄었다. 드리블에서도 위협적인 돌파는 시도 자체가 적었으며, 수비수에게 공을 뺏기는 모습도 많았다. 무승부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면 몇 차례의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한 알렉시스 산체스나 경기 막판 페드로의 슈팅이 에스파뇰 수비수의 팔에 맞은 것을 그냥 넘어간 심판의 판정을 탓할 수도 있겠지만 메시가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서 공격진이 1골 밖에 못넣은 것이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봐야할 듯 하다.

 메시의 이런 플레이가 더 이상 이룰 것이 없다는 지겨움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체력 저하인지, 우리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축구팬의 입장에서 좀 더 열심히 뛰어주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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