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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책

『불황의 경제학』폴 크루그먼

by Junhyeok 2009. 7. 14.
  2008년 노벨 경제학상[각주:1]을 수상하면서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진 폴 크루그먼 교수의 최신 저서다. 사실 이 책은 10년 전에 출판되었던 『The Return of Depression Economics』라는 책에서 뒤에 'and the Crisis of 2008'라는 부분만 덧붙여 나온만큼 완전히 새로운 책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 후반의 아시아 경제위기까지 다뤘던 전작의 내용에다 그 이후 미국에서 나타난 주식과 주택시장의 거품, 그리고 현재의 경제위기까지를 덧붙여 분석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아시아의 위기에 대한 분석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는데, 기존에 내가 보았던 스티글리츠나 쑹훙빙의 설명보다 좀더 논리를 갖춘 설명을 하고 있다. 스티글리츠의 책(세계화와 그 불만)에서는 단순히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었고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이익을 봤느냐의 사실과 IMF의 정책이 잘못되었었다라는 결론만 내놓고 있다. 쑹훙빙의 화폐전쟁은 이를 투기세력의 음모론적 관점에 중심을 두고 접근한다. 크루그먼은 여기에 대해서 경제주체들의 '기대'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한다. 즉, 어느 정도는 투기세력의 작전도 있었지만 당시의 위기가 그렇게 심각했던 것은 '자기 입증형 패닉'이었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이 경제가 안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하면서 실제로 불황이 시작되었다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IMF는 이런 종류의 불황을 다루는데 경험이 없었고 그에 따라 부적절한 정책이 시행되어 그것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라는 설명이다.

  현재의 위기에 대해서는 전통적 은행의 규모만큼 성장한 비슷한 일을 하는 다른 금융기관들이 제대로 규제를 받지 않았던게 문제라고 분석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지면서 경제가 하강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지만 규제를 받지 않았던 금융기관들이 만들어낸 상품들이 그것을 몇 배로 증폭시켰고 신뢰의 문제가 발생했다라는 것이다.

p.s.  늘 그렇듯이 짧은 시간에 아주 짧게 요약을 하려다보면 중요한 내용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 괜찮은 책인데 내가 제대로 요약해내지 못했으니까 위의 글은 무시하고 한번쯤 읽어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책도 일반 대중을 상대로 쉽게 쓰여진 책이지만 적어도 대학에서 거시 경제 관련 과목을 하나쯤은 들어보고 읽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1. 이 상은 원래 노벨이 제정한 상은 아니다. 1901년에 노벨의 유언에 의해 제정된 상은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문학, 평화상이다. 이 상의 이름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한 스웨덴 중앙은행의 경제학상'으로 스웨덴 중앙은행 창설 3백주년 기념으로 제정되어 1968년부터 수상자를 선정해왔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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