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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라마, 책

『멋진 신세계』올더스 헉슬리

by Junhyeok 2010. 10. 14.
 
  처음 이 책을 본건 아마도 고등학교 3학년때였던 것 같다. 보충수업을 위해서 다른 반 교실로 옮겨갔다가 우연히 책장에서 발견하고 앞부분을 흥미진진하게 보다가 입시공부에 밀려서 다 읽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내 책장에 꽂혀있었으니까 그 이후 언제인가 사서 읽었다는 말인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영화 『1984 』를 본 느낌을 이어가고 기억도 되살릴 겸 이 책도 다시 읽어보았다. (사실은 영화가 없나 찾아봤는데 아직 영화화되지 않은거 같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의 뿌리?

  초반부 몇 개의 장을 읽다보니 바로 떠오르는 영화가 2편 있다. 복제인간을 다룬『아일랜드(2005)』와 크리스챤 베일의 액션'만' 인상적이었던『이퀼리브리엄(2002)』[각주:1]. 『이퀼리브리엄』에서는 사람들이 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특수한 약(프로지움)을 주기적으로 먹게하는 설정이 있는데, 멋진 신세계의 사람들은 행복한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서 '소마'라는 약을 먹는다. 『아일랜드』에서는 복제인간들의 지적능력을 15세 수준으로 억제하고, 복제인간이 새로운 복제인간을 계속 만들어내는데 동원된다는 설정이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배부른 돼지가 되기보다는 배고픈 인간이 되는 것이 낫고, 만족스러운 바보가 되기보다는 불만족스러운 소크라테스가 되는 것이 낫다.

  영국의 철학자 존 스튜어트 밀이 남긴 말이다. 이 소설의 주제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문구가 아닌가 한다. 문명화된 '신세계'에서는 무스타파 몬드 총통이나 헬름홀츠 같은 극소수의 몇 명을 제외하면 저능한 입실론 계급이나 그 똑똑하다는 알파 플러스 계급까지 모두 '만족스러운 바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계급들을 멍청하다며 무시하는 알파 플러스조차도 실은 수면교육과 조건반사 훈련대로 반응하는 바보들인 것이다. 영화 『매트릭스(1999)』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사이퍼'는 현실세계의 힘겨운 투쟁보다 가상세계의 안락함을 찾기위해 동료들을 배신했다. 나의 선택은? 불만족스러운 소크라테스라고 자신있게 얘기하진 못하겠다.

  소설의 결말은 불만족스러운 소크라테스라고 볼 수 있는 야만인 '존'의 자살을 암시하는 것으로 끝나버려 결국 인간은 행복해질 수 없다라는게 작가의 생각이었다고 볼 수 있는데, 후에 헉슬리 자신도 후회했다고 한다. 다시 쓰게 된다면 새로운 사회를 설정했을거라나.

  이것저것 찾다보니 조지오웰이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의 『우리들』이라는 작품과 비교한 글이 있었다. 한번 구해서 읽어봐야 할 듯.
  1. 내 기억으로는 그룹 신화의 어떤 뮤직비디오에서 똑같이 따라했는데 별 이슈가 안되었던거 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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